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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아끼는 마음

아낀다는 말은 좋은 말입니다. 행복해지는 표현이기도 하죠. 물건을 아끼기도 하지만, 사람을 아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아낀다고 표현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아낀다는 말에는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서로 아끼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아끼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로는 함부로 쓰지 않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의미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낀다는 말의 단어의 구성을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낀다는 말은 겉으로는 구성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아끼다’라는 말은 아깝다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즐기다와 즐겁다, 반기다와 반갑다의 구성과 같습니다. ‘기와 갑/겁’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끼’나 ‘깝’으로 나타나는 것은 앞에 받침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앗다’에 ‘-기-’, ‘-갑-’이 붙은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앗다는 주로 예전에 많이 쓰던 말로 ‘빼앗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지금도 ‘청춘을 앗아갔다’와 같은 표현에 쓰이곤 합니다.      따라서 아끼다와 아깝다는 빼앗다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가져갈까 봐, 빼앗아갈까 봐 소중하게 생각하고, 조심해서 다루는 것입니다. 그런 행위를 보고 아낀다고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음에도 잃어버리게 된다면 아깝다고 하였을 것입니다. 아까워서 쓰지 못하는 감정을 아끼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달리 말하면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감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빼앗아 갈까 봐 두려운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은 먹을 것이 있겠네요. 먹고 싶었던 맛있는 것이라면 조금씩 아껴서 먹게 됩니다. 어릴 적 아이스크림을 아껴먹던 기억이 납니다. 아껴 먹느라 천천히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뚝뚝 떨어지던 씁쓸한 기억입니다. 종종은 숨겨놓고 먹기도 합니다. 저는 식탐은 별로 없어서 숨겨두지 않아서 음식을 숨겨두는 사람은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식탐도 늘고 있습니다.      아끼는 것의 대명사는 아마도 ‘돈’일 겁니다. 구두쇠나 수전노 등은 돈을 아끼는 사람을 나타냅니다. 아끼는 것은 좋은 것임에도 구두쇠나 수전노에 부정적 감정이 한가득인 것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절약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아끼는 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쓸 데 쓸 줄 아는 사람이 사회에서 존경을 받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사회는 빈부의 차이 없이 사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베풀고, 나누고, 조화를 이루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아끼는 마음 중 가장 귀한 것은 사람에 대한 마음입니다. 물론 사라져가는 생명이나 자연 유산을 아끼는 마음도 소중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겠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바로 아끼는 마음입니다. 또한 늘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아끼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내가 아끼는 사람이 많으면 행복한 겁니다.    저는 아끼다와 아깝다를 보면서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봅니다. 무엇을 아껴야 하는지, 누구를 아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낌없이 나누어야 하는 것은 무언인지, 누구에게 아낌없이 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끼는 마음이 아름다운 쪽으로 깊어지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마음 부정적 감정 자연 유산

2025-03-23

손원임의 마주보기 - 감정 오염과 부정적 감정 전달

감정 오염은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이 겪는 매우 일반적인 정서적 현상 중 하나다. 그리고 감정의 오염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결코 피해갈 수 없으며, 매일 같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 시시각각으로, 곳곳에서 발생한다. 사람들은 ‘감정 오염(emotional contamination)’이란 말을 ‘오염’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주로 악성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처럼 나쁜 의미로 사용해 왔다. 즉 남들에게 스트레스나 불안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고 전파시킴으로써 상대방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그 사람의 일과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감정의 오염과 전이는 사람들 간에 눈빛, 말, 제스처, 행동 등으로 서로의 감정 상태에 악영향을 미쳐서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거나 우울하게 해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마치 모임에서 ‘흥을 깨는 사람(party pooper)’처럼 우리네 일상생활 속에서의 즐거움과 기쁨을 순간순간 빼앗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감정 오염’이란 말이, 그 반대로,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나 긍정적인 감정의 전달과 모방이나 공유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감정 오염, 즉 감정 전달의 예는 마치 우리가 말도 안되는 코미디 쇼를 보면서 신나게 따라 웃거나, 슬픈 영화를 보면서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하염없이 티슈로 눈물을 닦아내는 경우들을 보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타인이 만들어 놓은 때로는 허구의 세계 속으로, 가상의 이야기에 끌려서 나도 모르게 철저한 ‘감정의 전입’을 일으키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빠가 버럭 화를 내고 엄마가 짜증을 내며 싸움과 잔소리가 계속되면, 이런 불안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아이는 학교에 가서도 왠지 모르게 하루 종일 기분이 처지고, 슬프게 우울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반면 아빠가 든든하며 자상하고 엄마가 밝고 환하게 웃으면, 아이는 좋은 기분으로 그날 학업에 보다 열중하고 친구와 사이좋게 보낸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가족 구성원 간에, 친구 간에, 이웃 간에, 동료 간에 서로가 긍정적, 부정적인 감정을 주고받는다. 다시 말하자면, 세상 사람들은 함께 원초적인 ‘정서의 씨(emotional seed)’를 공유하며, 감정의 공감 즉 ‘감정 이입(empathy)’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전의 칼럼, 〈공명 행위와 감정 조절 능력〉에서 들었던 “어떤 화난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그날 새로운 아침을 맞아 카페 안에는 자신이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며 서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책이나 신문을 읽거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열심히 키보드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다들 따뜻하고 부드러운 커피나 시원하고 달달한 리프세서(refreshers), 버터향을 한껏 풍기는 크루아상 또는 향기로운 블루베리 머핀 등을 음미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고요했던 카페 분위기를 깨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서 바리스타들에게 고함을 치는 여성은 한 번에 모든 이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때 난 너무 놀라서 가슴이 철렁했고, 실로 내게 만큼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래도 오래간 만에 느끼는 청천벽력(!)이었다. 여기서 나는 부정적인 감정 전달을 분명하게 목격하고 경험했다. 나는 실제로 바로 내 앞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았다. 나는 아직도 99% 확신한다. 그날 그 사건은 나를 포함해서 주문 이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을 황당하고 어리둥절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니면 카페 안에 있었던 상당수가 최소한 감정이 상했거나 다소라도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 엄마의 행동은 분명히 아침에 모든 이들의 평온을 깨뜨리는 행동이었다. 물론 어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엄마의 바쁜 모습을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행위는 바로, 그야말로 감정의 오염이었다. 즉 사람들의 기분을 망친, 그날의 밝고 생생한 활력을 떨어뜨린 상당히 부정적이고 나쁜 감정의 전달 그 자체였음이 분명했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감정 손원 감정 오염 부정적 감정 감정 조절

2025-03-18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는 무엇이 즐거운가?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도대체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인생이 우울합니다. 불안과 초조, 걱정, 근심이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도대체 웃음이 나지 않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온통 주변도 어둡고, 들리는 소식도 음울합니다. 흐린 날,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에는 더 가라앉고 힘이 듭니다. 깨어있을 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꿈속에서도 쫓기어 다니고, 놀랄 일이 천지입니다. 당연히 깨어나서도 힘이 듭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 읽는 사람은 어떨까요? 아니 쓴 사람은 어떨까요? 부정은 부정을 낳고, 부정은 더 깊은 어둠을 낳습니다. 인간의 두뇌는 부정의 감정이 많아지면 긍정이 줄고, 긍정의 감정이 많아지면 부정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정적 사고와 감정을 줄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겁니다. 하나는 삶이 즐거워지는 것이죠.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하는 일마다 잘 되고, 늘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그리하면 즐거운 긍정의 삶이 계속되겠죠.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일만 계속된다면 즐겁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게 그대로 일상이 되는 겁니다.   부정적 사고와 감정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긍정적 사고와 감정을 더 많이 떠올리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쓰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귀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귀한 일이 없을 겁니다. 아침 햇살이 귀하고, 숨 쉬고 있음이 귀함을 생각하고 입 밖으로 내어 보는 겁니다. 힘든 일도 이야기하지만 즐거운 일도 나눕니다.   그동안 심리학 연구는 병리적 현상에 집중하여 병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찾아내고, 치료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부정적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트라우마, 왕따나 집단따돌림, 은둔형 외톨이, 자폐 등이 사회를 진단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긍정심리학이 시작되고 인간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인 ‘즐거움, 기쁨, 행복’ 등에 대해서 관심과 연구가 깊어졌습니다. 긍정심리학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연구를 극복하려고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부정적 감정을 연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는 언어교육에서도 학습 불안에 연구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즐겁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습자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적었겠지만, 어떤 요소가 학습자를 불안하게 하는지, 불안은 학습에 어떤 방해가 되는지에 관하여 연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학습자의 불안 척도를 개발하고 조사하였습니다. 다양한 연구 성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외국어교육에서 학습자가 힘들어하는 심리적 요소와 그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었고, 학습 부진을 이겨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 불안, 걱정, 초조 등을 연구하고 척도를 개발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부정적 사고가 강화되는 결과도 있었을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언어교육에서 긍정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불안 척도와 함께 긍정 척도, 즐거움 척도 등의 개발이 필요하고, 조사되어야 합니다. 학습이 즐거운지, 공부가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 공부할 때 신이 나는지 조사합니다. 선생님은 친절한지, 재미있는지 조사하고, 학생과 선생님과 사이가 좋은지,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지는지 조사합니다. 동료와 재미있게 수업을 듣는지, 활동은 재미있는지, 즐거운 추억이 있는지 조사합니다. 이렇게 응답하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는 즐거운 생각이 한 가득입니다.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고, 선생님을 기억하고,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됩니다. 언어교육에 즐거운 추억이 많아지기 바랍니다. 한국어교육이 즐겁다는 수많은 학습자가 생각이 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부정적 감정 불안 척도 학습 불안

2025-03-02

[아름다운 우리말] 불안과 설렘 사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내 몸의 세포 하나부터 나를 둘러싼 환경 하나하나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말만큼 많은 해석을 낳는 것이 없는 듯합니다. 변한다는 말은 우리에게 허무함을 줍니다. 젊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합니다. 언제나 젊고, 언제나 뜨거울 수는 없습니다. 변해가는 자신을 바라보고, 상대를 바라보고, 세상을 지켜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많은 종교와 철학에서는 변화와 일정하지 않은 세상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도 그런 개념일 겁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이 말은 우리에게 불안과 초조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설렘과 기대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사건이라고 하여도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그 일을 그만두는 것도 모두 그렇습니다. 나의 감정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부정과 긍정은 그야말로 멀리 떨어져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붙어있는 감정입니다. 부정에서 고개만 돌리면 긍정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강화되는 것에는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의 영향도 있습니다. 부정적 경험이 걱정이라는 감정이 되어 나를 함몰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에는 여기에 해당하는 아주 적절한 속담이 있습니다. 바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입니다. 자라에게 물린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자라와 비슷한 솥뚜껑에도 놀라는 것입니다. 자라와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솥뚜껑이 두려울 리가 없습니다. 자라 생각만 해도 신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솥뚜껑도 반갑고 말입니다. 긍정적인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불안이 설렘으로 바뀝니다. 또 좋은 일이 있을 거로 기대하는 겁니다.     삶에서 불안은 줄어들고 설렘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면 부정의 기억을 긍정의 기억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 대한 나의 태도는 바꿀 수 있습니다. 힘들었던 일도 돌이켜보면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를 이루는 것에는 모든 것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긍정적인 일만이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일도 모두 현재의 내가 되었고, 내가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건 분명한 진실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고, 이를 되풀이하여 생각하면, 부정적 사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게 더 무서운 일입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은 좋으나 트라우마를 계속 반복하여 헤집는 것은 더 깊은 수렁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나를 빨아들이는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어둡고 컴컴해져서 무섭고, 불안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여 더 힘이 듭니다. 부정적 경험보다 무서운 것은 부정의 기억입니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이런 경우에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만큼 부정적 감정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감정의 총량이 있어서 억지로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즉, 힘들고 불안할 때는 긍정의 표현을 주문처럼 외우는 것입니다. 단지 긍정적 표현을 떠올리고, 입 밖으로 내었을 뿐인데, 부정적 감정은 저만치 달아나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주문을 외우고 기도를 하였을 겁니다. 신께 의지하고, 부처께 귀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 힘이 났던 겁니다.   새해가 되고, 새 학기가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곳에 여행을 떠날 때도 우리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부정의 감정에 물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정의 감정에 계속 물을 주면 부정의 꽃이 필 수밖에 없습니다. 긍정의 감정에 뿌리부터 여러 번 물을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잘 될 거야. 그동안 그랬듯이 힘든 일이 있어도 끝내 모든 것은 다 도움이 되었어.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좋은 일도 많아.’ 가슴 설레는 오늘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불안 부정적 감정 부정적 경험 부정적 사고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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